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브리핑을 통해 35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의심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시민 1500여 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해당 환자인 서울 대형병원 의사가 박 시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35번째 메르스 환자 A씨는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메르스 감염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달 31일 오전이고, 그 이전에는 의심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는데 메르스를 전파했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시는 내가 마치 의심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행사에 참석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처럼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29일에는 평소의 알레르기 질환 때문에 약간의 기침이 있었을 뿐이고 30일에는 기침도 없는 건강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일 저녁에 약간의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이건 잠을 충분히 못 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비로소 31일 오전 회진을 돌면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력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는데 그날 11시쯤에서야 이전과 다른 몸의 이상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31일 오전에 심포지엄에 참석했다고 서울시가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30일에 심포지엄과 재건축조합 행사에 간 건 맞하지만 31일 오전 심포지엄은 몸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씨는 “서울시가 주장하는 내용은 31일 역학조사관과 3시간 가량 인터뷰하면서 말한 내용을 빼돌린 것이다. 역학조사관한테 말한 내용을 서울시가 자기들 주장에 맞춰 짜맞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역학조사관과 과거 몸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29일 기침이나 30일 오후의 몸살 증상이 언급이 됐는데 이 부분을 서울시가 메르스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A씨는 “서울시가 만약 이런 내용을 기자회견을 발표하려면, 환자 본인과 병원 측에 확인과정을 거쳤어야 한다”라며 “하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확인 작업이 없었다. 최소한 내 얘기를 들어보고 발표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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