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남은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해주는 방침을 발표한 홈쇼핑업계에 ‘부분 환불’ 요청이 1만건이 넘게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품을 이미 복용한 일부 소비자는 ‘전액 환불’은 물론 정신적·신체적 피해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면서 집단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1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부분 환불’ 방침 발표 이후 업체별로 2000∼3000건씩 모두 1만건이 넘는 요청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GS홈쇼핑은 8일 오후 환불 정책을 발표한 이후 9일까지 3500여건의 부분 환불 요청을 접수하고 이에 대한 환불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8일 이후 부분 환불 요청을 약 3000건 접수했다.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은 각각 2500여건, 2000여건의 부분 환불 요청을 받았다.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은 ‘집계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환불 요청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GS홈쇼핑, NS홈쇼핑 등은 구매자가 보유 물량을 알려주면 먼저 환불해준 뒤 나중에 제품을 수거하는 ‘선 환불 후 반품’ 방침이지만, 홈앤쇼핑 등 나머지 업체는 먼저 제품을 수거한 뒤 나중에 환불해주는 ‘선 반품 후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
각 업체가 밝힌 백수오 제품 누적 매출 규모는 롯데홈쇼핑 500억원, GS홈쇼핑 480억원, CJ오쇼핑 400억~500억원, 현대홈쇼핑 100억원, NS홈쇼핑 11억원이다. 최대 판매처로 알려진 홈앤쇼핑의 경우 누적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온다.
이를 근거로 하면 업계의 보상액이 최대 2000∼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남은 물량에 대해서만 환불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실제 보상액은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부분 환불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전액 환불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한 백수오 피해자 모임 카페에서는 부분 환불을 받지 말라고 권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회원은 게시글에서 “업체가 하자는 대로 (부분 환불을)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꼭 전액 환불을 받자”고 밝혔고, 다른 회원은 “(남아있는) 모든 물건을 보내버리면 증거물을 반환하는 것”이라며 “일부만 (환불)하고 나머지는 집단소송 증거물로 사용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상식적으로 가짜 백수오를 먹은 사람이 더 손해를 봤는데도 남은 부분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먹으라고 판매한 제품을 먹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하다니요”라고 지적했다.
롯데홈쇼핑은 제품을 모두 복용했거나 잔여물량을 보관하지 않은 구매자들에게 생활용품 또는 적립금 등으로 보상하기로 하고 관련 접수 사이트를 22일 오픈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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