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베트남 현장 임원이 다른 업체에 사업을 몰아주라는 윗선의 지시를 챙기다가 뒷돈을 받은 업체마저 공사에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2009년 포스코건설 베트남 고속도로 공사 현장소장이던 박 모(52) 전 상무는 하청업체 H사 현장소장 전 모씨에게 포장공사 하청을 대가로 1억1300만원을 받았다. 이듬해까지 8번으로 나눠 뒷돈을 받는 데 제수씨 계좌까지 동원됐다.
또다른 현지 하청업체 흥우산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같은 수법으로 돈을 먼저 요구했다.
H사는 박 전 상무 말만 믿고 베트남 현지법인을 만들어 공사비 견적까지 협의했으나 갑자기 윗선이 개입하는 바람에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
컨설팅업체 I사 대표 장 모(64)씨는 정동화(64) 전 부회장(당시 포스코건설 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박 전 상무를 부하처럼 부리며 업체 선정에 개입하며 이미 다른 하청업체 W사를 밀고 있었다.
W사에 하도급을 내주라는 윗선 지시에 1억여원을 뒷돈을 댄 H사는 들러리로 전락했다. 박 전 상무는 W사에 낙찰가격을 미리 알려주고 H사 등 기존 하도급 업체에는 일정 가격 이상을 써내도록 했고, 사업은 결국 W사와 S사가 공동으로 따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8일 박 전 상무를 배임수재와 입찰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에서 비자금 385만달러(약 40억원)를 조성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장씨는 W사 측에서 하도급 대가로 15억원을 챙기고 박 전 상무에게 요구해 포스코건설 회삿돈 10억원을 뜯어내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장씨가 포스코건설 사업을 좌지우지한 배경에 정 전 부회장이 있다고 보고 뒷돈이 그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추적 중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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