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했다.
광주고법 형사 5부(서경환 부장판사)는 28일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이 선장의 퇴선명령 지시가 없었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이 선장이 탈출 직전 2등 항해사에게 승객 퇴선명령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판단한 결정적인 근거는 4가지였다.
첫째 선장과 선원들이 세월호를 탈출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승객들에 대해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는 사실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찍힌 영상의 음질을 개선해 항소심 재판 중 증거로 제출한 검찰의 입증 전략이 주효했다.
둘째는 퇴선방송 지시에 따라 있어야 할 조치가 전혀 없었던 정황이다. 퇴선방송 지시가 있었다면 해경이나 인근에 대기하던 둘라에이스호 등 구조세력에 대한 승객 구조 요청, 승객 퇴선 확인 등이 이뤄졌을 테지만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세번째로 퇴선방송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 선장, 1등 항해사 등 승무원의 진술을 믿지 않았다. 자신들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고 반면 중립적 지위에 있는 필리핀 가수, 승무원이면서도 비난을 감수하고 퇴선방송 지시가 없었다고 털어놓은 3등 항해사 등의 진술은 믿을 만 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1심에서 퇴선방송 지시를 했다는 근거로 삼은 사고 당일 오전 9시 37분 2등 항해사의 진도 VTS와의 교신 내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1심과 해석을 달리했다. 2등 항해사는 “지금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만 일단 탈출을 시도하라고 일단 방송했는데…”라고 진도 VTS와 교신했다.
재판부는 다만 함께 승객 살인 혐의를 적용한 승무원 3명에 대해서는 선장의 감독을 받는 지위였고 일부는 승객 구호에도 동참한 점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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