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상 유부남과 오랜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온 여성도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전 부장판사)는 전모씨(여)가 “유족연금을 달라”며 공무원 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씨는 나모씨와 1969년부터 함께 살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 나씨의 전처가 숨진 2011년에서야 그와 혼인신고를 했다.
나씨는 1997년 퇴직한 이후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연금을 받았다. 2013년 10월 나씨가 숨지자 전씨는 유족연금 승계신청을 했는데, 공단 측은 “나씨가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두 사람이 혼인관계에 있지 않았다”며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다”며 전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나씨가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이혼경력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실질적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서도 이혼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전처가 숨진 뒤에야 전씨와 혼인 신고를 했다”며 “원고와 나씨의 사실혼 관계를 법률혼에 준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고는 나씨가 숨질 당시 부양하고 있었고, 공무원 재직 당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으므로, 유족연금 수급권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