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고교 전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한다.
기장군은 현재 관내 초·중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무상급식을 내년에 고교 1~3학년까지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기장군에는 현재 5개의 고교가 있고 내년에 1개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현재 부산에서는 부산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전 학년만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해 지역 6개 중학교 1, 2학년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한 데 이어 올해 자체 예산 21억5200만 원으로 중학교 1~3학년 전체로 무상급식을 확대했다.
기장군은 내년 중·고교 전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면 총 4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고교 무상급식에만 2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기장군은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축제예산을 27.7% 삭감해 5억 7286만 원을 확보하고, 수해복구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원을 재활용해 부족한 예산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예산안에서 군수 업무추진비를 기준액(5280만 원)의 3분의 1인 1700만 원으로 줄이고 부군수 업무추진비와 시책업무추진비 등을 기준액의 절반 이하로 책정했다.
이처럼 전체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이 가능한 것은 기장군이 다른 기초지자체보다 재정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기장군은 광역시 소속이지만 군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또 기장군에 위치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연간 수백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기장군의 내년 교육지원 예산은 무려 13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엔 88억 원의 군청 자체 교육경비보조사업비와 19억 원의 원전지원 육성사업비가 포함된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확대를 공약한 오규석 군수의 의지도 한몫했다. 무소속 단체장이어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정치 공방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도 민감한 시기에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기장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일부 읍·면·동 단위에서는 고교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도시에선 기장군이 처음”이라며 "예산이 남아서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예산을 아끼고 쪼개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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