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서 일어난 세월호 추모 현수막 훼손 사건은 세월호 정국으로 장기화한 소비심리위축에 화가 난 일부 상인들이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세월호 관련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재물손쇠)로 나모씨(55)와 이모씨(52)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나씨는 지난달 23일 밤 10시 15분 단원구 모 놀이터 가로수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현수막 줄을 라이터로 끊은 뒤 인근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다.
이씨 등 3명은 지난달 26일 새벽 3시 7분께 안산 문화광장 가로수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세월호 참사 규명 등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24점을 회수해 인근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안산에서 식당 등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은 세월호 정국으로 장기간 영업이 부진하고, 동네 분위기도 가라앉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나씨는 "세월호 사건으로 동네 주민이 우울하다는 생각에 현수막을 훼손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문화광장 인근에서 식당 여관 등을 하고 있는 이씨 등은 "세월호 사건 이후 영업 손실이 커 가위로 현수막을 훼손하게 됐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정국이후 현수막을 다량 훼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현수막 무단철거는 형사입건 대상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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