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정두언(57·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3일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장기간 재판으로 의정활동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고법 형사1부(황병하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에서 그는 "3선 의원으로 포부도 있고 할 일도 많다"며 "사건을 조속히 종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이날 검찰은 수사팀 의견을 조율해 공소장을 변경하고 의견서를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직원들에게 드는 비용을 포함해 한 달에 (세금) 1억5000만원까지 나에게 들어간다"며 "2년여 동안 재판이 진행되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그 돈이 성과없이 낭비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심리를 신속히 종결하겠다면서도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상고심의 판결 취지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기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상당하고 증언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엉뚱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거나소위 생사람 잡은 사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의 환송 취지에 따라 재판을 하되 양쪽의 의견을 듣고 (추가)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한 뒤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오전에 열린다.
정 의원은 2007년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4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솔로몬저축은행에서 3억원을 받는데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정 의원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4000만원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고,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2월의 형을 확정했다.
정 의원은 1∼3심을 거치며 10개월간 복역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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