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약국 10곳 가운데 7곳은 만 2세 미만 영유아에게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어린이 감기약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서울 소재 100개 약국을 대상으로 만 2세 미만 대상 감기약 판매실태를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그 결과 70개 약국(70%)에서 만 2세 미만 영유아에 안전성이 우려되는 28개 성분의 감기약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감기약은 기침억제와 거담용해 등의 목적으로 염산에페드린, 염화암모늄, 옥소메마진, 노스카핀 등 우려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원래 만 2세 미만용으로는 약국 판매가 금지돼 있다.
또 서울시내 병원 50곳 중 41곳(82%)은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감기증상을 진단했으면서도 이들 문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미국은 2세 미만 영유아가 약국에서 바로 구입 가능한 비처방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사망이나 경련, 의식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이들 영유아에겐 아예 비처방 감기약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병원과 약국, 관련 부처에 감기약 관리 강화는 물론이고 영유아 감기약 판매금지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