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59·여)씨의 친척 자택에서 권총 5정과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검찰은 해당 현금뭉치가 담긴 가방에 순천 별장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과 같은 번호 띠지가 붙은 점으로 미뤄 유씨의 도피자금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권총의 유통 경로를 쫓고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최근 경기도 소재 김씨의 친척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권총 5정과 15억원의 현금 뭉치 등이 담긴 여행용 가방 5개를 발견했다.
권총 5정은 '7번'이라고 적힌 띠지가 붙은 가방에 들어있었으며 실탄은 장전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총탄으로 보이는 구슬 형태의 탄환과 길죽한 납덩어리 수십 개가 같은 가방에서 발견됐다.
검찰로부터 권총 제원확인을 요청받은 경찰은 5정 중에 사격선수가 쓰는 공기권총 1정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총기는 가스총 2정과 구식 권총 2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오늘 오전 경찰청 산하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에 검찰 수사관들이 방문해 권총을 보여주고 제원 확인을 요청했다"며 "이 과정에서 협회 관계자들이 권총 중 한 정이 사격선수들이 쓰는 4.5㎜ 공기권총인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또 현금 10억원은 '2번' 띠지의 가방에, 나머지 현금 5억원은 '6번' 띠지의 가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나머지 3번과 8번 띠지의 가방에는 개인 용품이 담겨 있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27일 순천 송치재 별장 재수색 당시 통나무 벽안의 은신처에서 여행용 가방 2개를 발견했다. 가방 안에는 4번, 5번이라고 적힌 띠지와 함께 한화 8억3천만원, 미화 16만달러(한화 약 1억6천만원)가 들어있었다.
검찰은 유씨와 함께 순천 별장에 은신하다가 구속 기소된 아해프레스 직원 신모(33·여)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수색을 마칠 때까지 유씨는 은신처(별장 내 비밀공간) 안에 숨어있었다"는 진술을 뒤늦게 확보했다.
검찰은 진술을 청취한 이튿날이자 별장을 수색한 지 한달여가 지난 6월 27일 순천 별장 내부를 다시 수색했지만 이미 유씨는 도피한 뒤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1번 띠지의 가방 소재를 찾고 있다"며 "몇 번 띠지의 가방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권총의 입수 경위와 함께 현금의 출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 마지막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씨를 다시 불러 권총 입수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김씨는 유씨의 도피를 총괄기획한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지난 5월 27일 검찰에 체포되자 이후부터 순천 지역 도피조를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2006년 1월께부터 유기농 식품 개발을 담당하는 금수원 식품팀에서 일했으며 2007년께 '신엄마' 신명희(64·여·구속기소)씨에게 발탁돼 금수원 대강당 2층의 유씨 집무실에서 조리 업무를 전담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지난 4월 23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신도 집 2곳을 거쳐 5월 3일 순천 별장으로 갈 때까지 줄곧 유씨와 함께 있었고 순천에서도 유씨가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순천 별장에 은신처를 마련하기 전 경기도 안성의 한 단독주택을 은신처로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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