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를 키우던 양부모가 아이가 실종된 사실을 숨긴 채 미혼모 아이를 불법으로 위탁받아 같은 아이인 것처럼 키워온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경기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일산시내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A군(5)이 숨졌다. 병원 측은 A군 온몸에 피부염 때문에 붉은 상처가 나 있어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는 의견을 제출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패혈성 쇼크'로 판명나 경찰은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 그런데 A군 부모가 자신들이 친부모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알게 된 미혼모 아이를 데려와 키운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들 부부는 2004년과 2010년에 각각 입양한 남자 아이 둘을 키우다가 2011년 세번째 입양을 하려고 했지만 입양 전 둘째 아들이 실종되자 이 사실을 숨긴 채 입양을 진행했다. 이들 부부는 "둘째 실종 사실이 알려지면 셋째 입양에 문제가 생길까봐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실종된 둘째를 대신할 아이를 찾겠다며 인터넷에 '아이를 무료로 키워준다'고 제안해 미혼모가 낳은 A군을 데려왔다. 일산경찰은 부부 거주지가 경북 울진으로 바뀌어 사건 내용을 모두 관할 경찰 서로 넘겼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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