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8일 제8호 태풍 '너구리'가 북상함에 따라 관계기관과 함께 재해 취약지역을 점검하고 조업 중인 어선을 대피시키는 등 재난 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상습피해지구를 비롯해 침수나 월파 등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벌였으며, 재난관리 협업 부서의 각 실·국장과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 대책을 논의했다.
방기성 도 행정부지사는 "재난 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절대로 없어야 한다"며 재해 취약지역에 대한 중점 점검,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 구성, 예찰활동 강화 등을 당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날 월파 피해가 잦은 제주시 탑동과 집중호우시 범람이 우려되는 남수각,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파손된 서귀포항 방파제 등 취약지역을 직접 찾는 등 재난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제주도는 육상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면 공무원 10분의 1, 태풍경보가 발효되면 공무원 5분의 1을 비상근무에 투입할 방침이다.
해경은 3천t급 함정을 해상에 보내 어업정보통신국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연안 해역 등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에 조기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강정마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는 예인선 등도 인근 화순, 모슬포 등에 입항하도록 조치했다.
2012년 태풍 볼라벤의 내습으로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에 닻을 내리고 있던 중국 어선이 좌초돼 큰 인명피해가 났던 만큼 주제주중국총영사관에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대피토록 하고 출항을 금지시켜 달라고도 요청했다.
현재 도내 항·포구에 약 2천 척의 선박이 대피해 있으며 제주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은 없다고 해경은 전했다.
민·관 합동 순찰대는 항·포구에 정박 중인 어선을 단단히 결박하고 화재 위험 물질을 제거하는 등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며 소형 어선이나 수상레저기구는 육상에 결박조치토록 했다.
제주올레는 태풍에 따른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올레꾼들에게 올레길 걷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송나택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태풍이 완전히 제주 주변을 지나갈 때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민들에게 사고 예방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도 지방청과 각 경찰서에 재난상황실을 구성했으며 도내 대형 공사장이나 상습침수지역, 절개지 등 재난취약지역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너구리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240㎞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2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51m의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은 내일(9일)과 모레(10일) 사이에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제주도에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으며 해상에는 높은 물결이 일겠다고 예보했다.
제주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고 호우·강풍경보나 태풍특보 등이 발효되면 한라산국립공원 입산과 도내 해수욕장 입욕이 전면 통제된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