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어온 충북 음성군의 태생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음성군이 사업계획을 축소해 정부에 투·융자심사를 다시 요청하고, 개발을 반대하며 9개월여 동안 천막 농성을 벌인 주민들이 농성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음성군은 오는 7월 안전행정부의 투·융자심사를 받기 위해 태생 일반산업단지 조성 변경 계획을 마련해 최근 충북도에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투·융자심사위원회가 태생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재검토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음성군은 금왕읍과 대소면 일대 278만㎡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SK건설, 토우건설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45%의 지분 출자·미분양용지 매입을 골자로 한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투·융자심사위원회는 4000억원대로 예상되는 이 사업에 대한 음성군의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며 계획을 축소하거나 전액 민간 자본 사업으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군은 사업면적을 180여만㎡로 줄이고 SPC 지분참여율과 미분양 용지 매입률을 20%로 낮추는 선택을 했다.
대상 지역도 음성군 대소면 성본2리 마을 일부와 금왕읍 유포리 경지정리지역 등을 제외했다.
이렇게 하면 총 사업비가 4106억원에서 2906억원으로 줄어들고, 군의 부담도 1800억원에서 580억원으로 감소한다.
군의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부담률을 20% 수준으로 잡은 다른 지역의 개발사업이 지난 3월 열린 투·융자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태생 일반산업단지의 변경계획도 7월 심의에서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태생 일반산업단지 개발을 반대는 주민들은 이날 지방선거를 이유로 천막농성을 중단했다.
주민 대책위원회는 "천막농성이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번 선거가 주민을 대변하는 진정한 지역의 대표를 뽑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태생 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8월 5일 군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주민 의사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앞으로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 주민반발이 다시 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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