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특별검사때 방화문 작동 불량 등 4가지 적발…11개월 전 정기검사땐 '적합' 판정
청해진해운이 세월호와 함께 인천~제주 노선에 투입하고 있는 오하마나호에서도 두달전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하마나호보다 하루 늦게 특별점검을 받은 세월호에서도 이미 5가지 결함이 발견돼 정부 대행 선박 검사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인천해양경찰서와 인천 운항관리실, 인천항만청,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지난 2월 24일 오하마나호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여 선내 방화문 작동 불량, 자기점화등 작동 불량, 호종.징(야간이나 안개가 많이 끼었을 때 선박 주변에 알리기 위해 치는 시설) 조타실 미배치, 선내 비상등 작동 불량을 찾아냈다.
오하마나호는 총 중량이 6320t으로 세월호 6825t 보다 적지만 여객 정원(937명)은 세월호 보다 16명이 더 많아 여객 안전이 더욱 요구되는 여객선이다.
그러나 화재로부터 승객을 보호할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야간에 좌초 등의 사고를 입었을 때 표류자를 쉽게 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기점화등이 불량이란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선박 검사 대행기관인 한국선급은 작년 3월 25일 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검사에서 배수와 통신, 조타장비, 안전시설 등 200여개 항목에 대해 '적합'판정을 내렸다. 11개월 전, 그것도 배를 도크에 올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밀조사하는 정기검사에서 왜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오하마나호 보다 하루 늦게 특별점검(2월 25일)을 받은 세월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수밀문 작동 불량(저압경보 발생), 객실내 방화문 상태 불량(3개소), 비상조명등(선교) 작동 불량,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불량,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불량 등 5가지 불량 항목을 적발했다.
이 같은 결함은 선박 검사 기관이 특별검사를 하기 불과 6일전 실시한 중간검사(1년 주기)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에서 정상 작동하지 않은 팽창식 구명뗏목 등 구명 설비와 조타장치에 대해서도 검사 기관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해 정부 대행 선박 검사가 겉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적사항이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대한 관계당국의 사실 확인도 서류 확인에 그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오하마나호와 세월호 지적사항에 대해 지난 2월 28일과 3월 4일 각 각 문제를 해결했다는 공문을 안전관리실에 통보했고, 안전관리실은 이같은 내용을 해경에 전달했다. 그러나 해경은 육안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지적된 사항이) 진짜로 해결됐는지 운항관리실이 월례점검때 한다"면서 운항관리실로 확인 책임을 돌렸다.
선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운영하는 운항관리실이 눈만 감으면 서류로만 지적사항이 해결되는 모순을 해경이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해진해운의 안전 의식 부재도 여실히 드러났다. 오하마나호는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앞 뒤 3개월안에 1년에 한번씩 받아야 하는 제1종 중간검사 대상이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여파로 지난 18일 인천~제주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할 때까지 중간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 규정에 따라 6월 22일 안에만 검사를 받으면 되지만 2월 특별점검에서 결함이 발견된 만큼 여객 안전을 위해 서둘러 중간검사를 받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해양항만청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이) 지난달에 중간검사 계획을 잡았다 연기했다"면서"연기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선박에 대한 특별점검은 설.추석 등 여객 이동이 많은 때를 대비해 실시하는 부정기적 점검으로 선박 대행 기관 뿐만 아니라 해경, 항만청 등 정부 관계자가 함께 참여한다. 이번 특별점검은 봄철 안개가 많이 끼는 농무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됐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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