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사고 전 제주 도착 예정 시간을 1시간 30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침몰 전 이미 선박에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인천항 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세월호는 15일 오후 9시 인천항을 출항,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제주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배는 이날 오전 7시 45분 제주항 하역사 담당자에게 제주 입항이 낮 12시께 가능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운항시간 13시간 30분보다 1시간 30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본 것이다.
세월호는 인천항 출항 당시 짙은 안개로 이미 예정 시간보다 2시간 30분 늦게 출항했기 때문에 승객 편의를 고려해 제주 입항 시간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운항 시간이 늘어났다.
이에 세월호가 침몰되기 1시간 전부터 조타기나 기관 고장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하지만 제주항 하역사 관계자는 "세월호는 평소에도 인천∼제주 항로의 또 다른 여객선 오하마나호보다 운항시간이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하역 근로자 배치 등을 위해 정확한 입항시간이 언제쯤 되는지 문의하기 위해 제주항 관제센터에 물었는데 레이더상에 세월호가 찍히지 않는다고 해 세월호 3등 항해사 박모(26·여)씨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그때가 오전 7시 45분쯤"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씨는 낮 12시 정도 도착할 것 같다고 했고 출항 시각을 고려하면 그 정도 되겠다 싶어서 별 의심 없이 통화를 마쳤다"며 "하역작업을 할 근로자들에게도 낮 12시 도착시간에 맞춰 작업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인천항 하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제주 항로의 경우 운항거리가 긴 노선이어서 예정보다 1시간가량 더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제주 도착 예정 시간을 늦춘 것이 아니라 입항을 3∼4시간 앞두고 하역사와 승객에게 정확한 입항 시간을 통보한 것 같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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