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최신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유량을 속여 팔아온 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유기 표시 정량보다 3~5% 적게 주입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 모씨(59)와 이를 유통시킨 총책 구 모씨(53)등 5명을 구속하고 해당 프로그램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주유소 대표 양 모씨(35)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씨는 2011년 평소 알고 지내던 주유기 수리업자 구씨에게 2000만원을 대가로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을 개발을 의뢰받았으며 지난해 3월 7초만에 주유기 메인보드에 조작 프로그램 설치가 가능한 휴대용 기기를 개발해 넘긴 혐의를 받고있다.
구 씨와 판매책 6명은 이 프로그램을 주유업계에서 일하며 알게 된 지인들을 통해 전국 20곳이 넘는 주유소에 보급하고 1억 6000만원을 받아챙겼다. 기존 주유량 변조는 주유기 내부를 살펴보면 메인보드와 다른 메모리와의 연결선 등을 통해 외부 식별이 가능했지만 이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주유기에 한번 설치하면 영구히 남게 돼 다른 외부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유소 직원들만 아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변조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수법을 써 단속에 대비하기도 했다. 경찰과 한국석유관리원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께까지 부당하게 받은 주유대금이 최대 82억원, 피해차량은 274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운영한 주유소는 도시 외곽에서 시세보다 리터당 1~20원씩 싸게 팔아 손님을 모으곤 했다"며 "기름값이 지나치게 싸거나 주유기에 가격이나 주유량 이외에 많은 숫자를 입력하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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