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횡단도' 그게 뭐예요?…유명무실

【 앵커멘트 】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면 불법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자전거가 차량으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는 '자전거 횡단도'가 만들어졌지만,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옵니다.

이번에는 우회전하려던 차량이 자전거와 부딪칩니다.

모두 횡단보도 사고지만 자전거도 차량으로 분류돼 책임을 져야 합니다.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려면 무조건 '자전거 횡단도'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름부터 생소한 '자전거횡단도', 이용하는 자전거족이 얼마나 될까?

서울 강남의 한 사거리입니다.

취재진이 지켜본 30분 동안 모두 59대가 지나갔는데 횡단도를 이용한 자전거는 단 한 대뿐입니다.

안내 표시조차 없는 곳이 많아 횡단도를 옆에 두고도 모두 횡단보도로 지나갑니다.

▶ 인터뷰 : 자전거 이용자
- "(횡단도 아세요?) 그건 몰랐어요. (이용해보신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차량 운전자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우회전 차량은 횡단도를 침범하기 일쑤고, 횡단도 위에 버젓이 불법 주차까지 합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자전거도로와 횡단도가 떨어져 있다 보니 이렇게 인도 턱을 넘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대로 건너려면 횡단보도를 침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인터뷰 : 우충일 /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 국장
- "제구실 할 수 있도록 자전거 이용자 입장에서 주행로에 따라 보도 턱도 많이 고려돼서 낮아지고…."

최근 들어 각 지자체는 늘어나는 자전거족을 위해 자전거 도로마다 횡단도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