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일갈한 가운데 같은 날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SNS에 메시지를 남기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 뿐"이라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어제(20일)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 꿈'을 통해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다.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통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한 전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청년의 꿈' 이용자가 "45%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동훈이 차기 당 대표를 맡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 국민들은 총선 패배 원인이 한동훈 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동훈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지방선거, 차기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리라 굳게 믿고 있다"고 한 전 위원장을 옹호하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놓은 겁니다.
사진 = '청년의 꿈' 플랫폼 캡처
홍 시장은 "그렇게 모질게 당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신 나간 배알없는 짓으로 보수 우파가 망한 것"이라며 "지금 지지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난 2022년 8월 대선 후보 경선 때 나는 4%, 윤 후보는 40%였으나 두 달 반 뒤에 내가 48%였고 윤 후보는 37%였다. 한국정치판은 캠페인에 따라 순식간에 바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한동훈을 애초부터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등장은 일과성 헤프닝으로 봤다"며 "윤 대통령과 같은 기적은 두 번 다시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덧붙여 "이 답변으로 한동훈에 대한 내 생각을 모두 정리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같은 날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처음으로 자신의 SNS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해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저격한 홍 시장의 말을 되돌려주듯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사심이 없고 신중하기만 하다면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며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 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아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일테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또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 하겠다"며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 여러분을 정말 대단했다. 실망하고 기운 빠지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같이 힘내자. 결국 잘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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