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은 채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단독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김 여사의 외부 단독 일정으론 처음 대통령실이 사전에 기자단에 공지하며 향후 김 여사 일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김 여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대한적십자사 주최 '2022 적십자 바자'에 참석했다. 1984년에 시작된 적십자 바자회는 관례적으로 역대 대통령 배우자들이 참석한 행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윤옥 여사가 2008년과 2009년 연속으로 자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는 행사장을 돌면서 봉사자들을 격려했고, 넥타이와 코트 등 의류와 공예품, 고추장, 새우젓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7년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을 선도해오신 대한적십자사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계신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과 수요봉사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엔 김 여사의 바자회 참석 일정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먼저 공개했다는 사실이 주목받았다. 여권 일부에서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대통령실이 뒤늦게 알았다고 한 지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터라 대통령실이 전략을 수정한 것이란 분석도 등장했다. 전날(17일) 정옥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계속해서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가서 위로하는 것은 그분들에게도 굉장한 용기와 위로가 될 것 같다"면서도 "한 가지 지적을 안 할 수가 없는 게 대통령실이 몰랐다는 거다. 대통령실도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봉사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그동안 김 여사의 봉사활동은 '선진행 후공개' 방식으로 알려진 적이 대부분이었다. 조용히 먼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가 나중에 주변인 등을 통해 그 사실이 알려지고 대통령실이 이를 확인해주는 형태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가 운영하는 '안나의집'에서 2시간가량 배식 및 설거지 봉사활동을 했다"고 알렸다. 김 신부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의 봉사 활동 사진을 공개한 뒤 언론 취재 문의가 이어지자 봉사 사실을 뒤늦게 알린 것이다. 13일에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정인이 사건 2주년을 앞둔 어제(12일) 낮,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묘역에 참배하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김 여사에 대한 논문 표절·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기에 당분간 봉사활동 이외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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