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4·7 재보선 측면 지원에 나선 것을 두고 당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여권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의 선명한 발언들이 지지층 결집 효과를 줄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오히려 중도 민심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7∼19일 사흘 연속으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을 정조준하며 "(서울 선거에서) 거의 이긴 것 같다"며 작심 발언에 나섰습니다.
LH 사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관리를 잘못한 일이지만 오 후보는 자기가 한 일이니, 차원이 다르다"며 "이것 때문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전략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상 서울·부산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야권에 크게 밀리자 여권 지지층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입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지지자들이 끝까지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지지층이 열패감에 빠져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을 최악으로 본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민주당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20%포인트 가까이 뒤쳐졌지만, 실제 선거에선 0.6%포인트 격차에 불과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지층의 막판 결집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김경협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너무 솔직해서 작전을 일찍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는 후보이고 누가 비리와 연루돼 있는지를 다 알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자신감이 있다고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집토끼' 공략에 집중하는 태도는 도리어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을 떠나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야권 지지층을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도층에도 도움이 될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오만한 태도와 발언으로 민주당에 악영향만 끼친다", "중도 표심을 얻는데 장애 요인"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잇달아 올라왔습니다.
당장 야권에선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친문 상왕", "승리 호소인"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의 등판은 결국 선거 결과로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세에 몰린 여권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하며 선거 승리를 이끈다면 곧바로 있을 대선에서도 역할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선거 패배 시에는 책임론과 함께 활동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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