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서 경계가 뚫리거나, 상관을 폭행·성추행하는 사건 등이 잇따르자 누리꾼들이 "군 기강 전반을 검토하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 소속 A 상병은 지난 1일 여군 중대장 B 대위를 야전삽으로 폭행한 혐의로 군 검찰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A 상병은 사격장 내 수풀 제거 등의 작업을 하다가 "힘들어 더 이상 못하겠다"며 수일 동안 작업을 거부했고, 이에 B 대위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미리 준비해간 야전삽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B 대위는 전치 2주 진단의 상해를 입었고, A 상병은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육군 관계자는 "A 상병은 부대장 폭행 행위로 엄벌에 처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충청도 모 육군부대에서 남성 간부들 간에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던 부사관 4명이 독신 장교 숙소에서 공부 중이던 중위를 찾아가 강제 추행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군사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부사관들은 혐의에 대해 "친근한 관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가 하면 부대 경계가 뚫리는 사례들도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에는 해군작전사령부, 올해 1월에는 진해 해군기지에 민간인이 출입했으나 경계 병력이 이를 사전에 식별하는 데 실패했다.
또 지난 3월에는 8일 제주 해군기지, 16일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방공진지, 21일 해군사관학교 등에서 경계 공백이 세 차례 연달아 발생했다.
특히 해군사관학교의 경우 외각 울타리에 뚫려있던 '개구멍'이 무려 8개월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지난 5일에는 보안·방첩 관련 교육을 전담하는 군사안보지원학교에 70대 등산객이 길을 잃고 무단 침입했다가 당직사관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학교 측은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기초조사나 경찰 신병 인도 등의 조치 없이 등산객을 돌려보냈고, 관련 사실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군의 사건·사고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비판 여론이 확산 중이다.
한 누리꾼(twjh****)은 "이렇게 허무하게 뚫리는데 철책과 해안경계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탄식했고, "계속 줄어드는 복무 일수에 군 기강 무너뜨리는 제도들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거다"라는 목소리(rty5****)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보안업체에 외주를 줘라.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우리는 외주를 줘서 모른다고 하면 될 것"이라는 날 선 비판(seba****)까지 제기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의 진급 보직 신고를 받으면서 "최근 발생한 군사기지 내 민간인 무단출입 사건과 같은 경계태세 해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군 경계태세를 빈틈없이 확립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지난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거쳐 경계 공백이 확인된 주요 해군 기지 경계 임무에 해병대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