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이, 국회가 멈춰선 이유를 놓고 여야는 네 탓 공방입니다.
그 사이에서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은 제동이 걸린 셈인데요.
앞으로 이 법안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정치부 최형규 기자와 뉴스추적 시작합니다.
【 질문 1 】
최 기자! 어제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199개였는데, 대부분 '민식이법' 같은 민생법안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비판 여론이 커지는 건데, 대체 어느 쪽 책임이 더 큰 거예요?
【 기자 】
어제 '민식이법' 통과를 지켜보기 위해 피해 아동 부모들이 국회를 찾았었습니다.
그런데 본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김민식 군 어머니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박초희 / 고 김민식 군 어머니(어제)
- "과속카메라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지는데, 그 과속카메라를 달아달라고 하는 게,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 카드가 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여론에 힘 입은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을 작심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어제)
- "어떻게 이 법들이 도대체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역사상 이런 근본 없는 정당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한국당은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조차 아니었다"며 "민주당이 본회의에 들어오지 않아 법 통과를 막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어제)
- "민식이법 등 주요 급한 민생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전부 다 할 필요가 없으니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해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대신 다른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는 한국당과, 필리버스터가 법안 처리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라는 민주당의 충돌로 본회의는 무산되면서 민생법안 처리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 질문 2 】
자유한국당은 여론의 비판이 있을 걸 예상했을 텐데, 그런데도 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죠?
【 기자 】
사흘 전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이 자동 부의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졌습니다.
한국당은 이 선거법 개정안이 표결 가능한 안건으로 올라오는 걸 막으려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는데요.
민식이법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고 난 뒤에서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건 함께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이 선거법 통과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다음 달 3일 상정이 예고돼 그때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한국당 입장에서는 본회의 때부터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계속 이어간다면, 두 법을 최소 정기국회 중에는 상정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그러면 어쨌든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포함한 비쟁점법안 처리 의지는 있다는 거네요.
예산안도 곧 처리해야 할 텐데, 예산안과 민생법안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일단 법안을 표결할 수 있는 본회의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져 언제 처리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다음 달 10일까지인데,일단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에 그전까지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들이 처리되긴 어려워 보이고, 다음 날인 11일부터 임시국회를 연다면 그때 이후로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산안 처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예산안은 국회법상 12월 1일 자정까지 토론을 마쳐야 하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2일부터는 정부 원안으로 자동 부의됩니다.
따라서 2일 이후에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자동적으로 통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생법안이나 예산안 모두 본회의가 열려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여야의 대치 상황으로 봤을 땐 11일 이후에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자, 그렇다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패스트트랙 법안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어떻게 됩니까?
【 기자 】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 시점 역시 본회의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11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법안은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하는 상황인데요.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에 이어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단식을 이어가는 등 강경 투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국회 회기가 지난 뒤인 다음 달 11일 이후 임시국회가 소집돼도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다시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따라서 두 법안의 처리 시점은 그 이후로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필리버스터를 멈추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인 177석이 필요한데, 두 법안에 반대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변혁 의원을 빼면 숫자가 모자라 지금 현실적으로 쉽진 않습니다.
여기에 맞서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최대한 짧게 잡아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게랄라식'으로 통과시키는 방안도 고민 중인데, 어느 경우든 법안 처리 지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갈수록 격해지는 여야의 갈등에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 통과는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민생 관련 법안 처리는 사실상 내팽개쳐져 있는데요.
정쟁이 아닌 여야의 협상을 통한 묘수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정치부 최형규 기자였습니다.
[ 최형규 기자 / choibro@mbn.co.kr ]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이, 국회가 멈춰선 이유를 놓고 여야는 네 탓 공방입니다.
그 사이에서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은 제동이 걸린 셈인데요.
앞으로 이 법안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정치부 최형규 기자와 뉴스추적 시작합니다.
【 질문 1 】
최 기자! 어제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199개였는데, 대부분 '민식이법' 같은 민생법안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비판 여론이 커지는 건데, 대체 어느 쪽 책임이 더 큰 거예요?
【 기자 】
어제 '민식이법' 통과를 지켜보기 위해 피해 아동 부모들이 국회를 찾았었습니다.
그런데 본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김민식 군 어머니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박초희 / 고 김민식 군 어머니(어제)
- "과속카메라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지는데, 그 과속카메라를 달아달라고 하는 게,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 카드가 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여론에 힘 입은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을 작심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어제)
- "어떻게 이 법들이 도대체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역사상 이런 근본 없는 정당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한국당은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조차 아니었다"며 "민주당이 본회의에 들어오지 않아 법 통과를 막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어제)
- "민식이법 등 주요 급한 민생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전부 다 할 필요가 없으니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해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대신 다른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는 한국당과, 필리버스터가 법안 처리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라는 민주당의 충돌로 본회의는 무산되면서 민생법안 처리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 질문 2 】
자유한국당은 여론의 비판이 있을 걸 예상했을 텐데, 그런데도 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죠?
【 기자 】
사흘 전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이 자동 부의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졌습니다.
한국당은 이 선거법 개정안이 표결 가능한 안건으로 올라오는 걸 막으려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는데요.
민식이법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고 난 뒤에서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건 함께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이 선거법 통과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다음 달 3일 상정이 예고돼 그때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한국당 입장에서는 본회의 때부터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계속 이어간다면, 두 법을 최소 정기국회 중에는 상정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그러면 어쨌든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포함한 비쟁점법안 처리 의지는 있다는 거네요.
예산안도 곧 처리해야 할 텐데, 예산안과 민생법안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일단 법안을 표결할 수 있는 본회의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져 언제 처리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다음 달 10일까지인데,일단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에 그전까지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들이 처리되긴 어려워 보이고, 다음 날인 11일부터 임시국회를 연다면 그때 이후로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산안 처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예산안은 국회법상 12월 1일 자정까지 토론을 마쳐야 하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2일부터는 정부 원안으로 자동 부의됩니다.
따라서 2일 이후에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자동적으로 통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생법안이나 예산안 모두 본회의가 열려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여야의 대치 상황으로 봤을 땐 11일 이후에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자, 그렇다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패스트트랙 법안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어떻게 됩니까?
【 기자 】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 시점 역시 본회의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11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법안은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하는 상황인데요.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에 이어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단식을 이어가는 등 강경 투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국회 회기가 지난 뒤인 다음 달 11일 이후 임시국회가 소집돼도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다시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따라서 두 법안의 처리 시점은 그 이후로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필리버스터를 멈추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인 177석이 필요한데, 두 법안에 반대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변혁 의원을 빼면 숫자가 모자라 지금 현실적으로 쉽진 않습니다.
여기에 맞서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최대한 짧게 잡아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게랄라식'으로 통과시키는 방안도 고민 중인데, 어느 경우든 법안 처리 지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갈수록 격해지는 여야의 갈등에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 통과는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민생 관련 법안 처리는 사실상 내팽개쳐져 있는데요.
정쟁이 아닌 여야의 협상을 통한 묘수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정치부 최형규 기자였습니다.
[ 최형규 기자 / choibro@mbn.co.kr ]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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