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맞아 오늘(19일) 오후 8시부터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MBC에서 10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될 '국민이 묻는다, 2019국민과의 대화'는 공개회의인 타운홀(town hall)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대통령과 1953년 동갑인 라디오 DJ 배철수씨가 사회를 맡는다. 이번 행사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시민 300명으로 부터 즉석 질문을 받고 문대통령이 바로 답변하는 형식이다. 문대통령은 18일 하루 일정을 비우고 예상질문 검토 등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청객들이 경제, 정치, 외교안보, 부동산, 교육 등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에서 어느 정도 난이도의 질문을 던질 지 주목된다. 청와대에서 "출제범위가 무한대인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을 정도로 형식이 자유로운 만큼 다소 껄끄러운 돌발질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온나라를 뒤흔든 '조국 사태'에 대해 문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고 국민 이해를 구할지도 관심사다.
TV생중계로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한 첫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고 본격적인 소통의 장으로 만든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외환위기 속에 당선된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줍시다'라는 제목으로 국민과의 소통에 나섰고 임기 동안 4번이나 '국민과의 대화'를 열었다. 당선자 신분으로 가졌던 첫 국민과의 대화는 시청률이 53%를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문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취임후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 2017년 8월 20일 취임 100일을 맞아 한시간 동안 '대국민 보고'를 했지만 청와대 수석 비서관과 장관들도 함께 답하는 형식이어서 이번과는 다르다.
문대통령이 지난 2년6개월간의 국정운영과 그 결과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설명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경제전반과 일자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속시원히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을지도 주목을 끈다.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실정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자신을 지지하지않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한다. 그래야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이웨이'에서 벗어나 국정기조를 전환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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