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상업은행들이 거금을 예치한 우수고객들에게 백화점·식당 할인혜택이 있는 VIP카드를 발급해주며 예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이날 최문 중국 연변대 교수는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원장 홍양호)와 (사)성공경제연구소(이사장 이장우) 공동 주최로 서울 종로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대북제재로 국제 금융거래가 차단된 상태에서 국내 자금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민들의 장롱 속 달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직불카드와 전자화폐 등의 수단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발표에서 "현재 평양에는 30~40개의 상업은행이 운영되고 있는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상업은행 업무에서 중요한 것은 주민 저금(예금) 사업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 상업은행들이 제공하는 예금 이자율은 1년 만기 정기예금이 5~7.5%, 3년 만기 상품은 6.5~9%로 중국 시중은행들의 3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교수는 "각 상업 은행들은 예금 업무의 활성화를 위하여 나름대로의 판촉활동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평양에 있는 류경상업은행의 경우에는 5개월 이상 1만 달러 혹은 5000달러 저축 고객에 대에서는 백화점에서 각각 물건값의 3~5%를 할인해주는 VIP 금(골드)·은(실버) 카드를 제공한다. 해당 카드를 소지한 사람들은 △북새상점 △영광식당 △류경상점 본점과 분점 등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에도 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 신흥 부유층인 이른바 '돈주'들을 상대로 은행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최 교수는 현재 북한에서도 전자 상거래가 크게 늘면서 개별 기업들이 상품 소개·판매를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다며 북측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그는 "전자상점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점차 자사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국가컴퓨터망(인트라넷 '광명')을 이용해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북측의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인 '봄향기'의 경우에는 홈페이지가 개설되자마자 가입자들이 몰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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