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오늘(4일)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증인 채택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한국당이 보이콧 선언을 하고 집단 퇴장해 '반쪽'으로 치러진 국감 첫날과 달리 이날은 한국당의 복귀 속 차분한 분위기에서 정책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국감을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여야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감 첫날 파행 사태를 두고 서로를 향해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할 당시 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의 부인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의 증인 채택 문제가 또다시 화두에 오른 것입니다.
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문 위원장은 체육 정책 전반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혁신 권고안을 만드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문체위가 증인으로 세우지 못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첫날 한국당의 퇴장 이후 중립을 지켜야 할 문체위원장이 나서 '야당 원내대표를 부르자'며 맞불을 놓은 것은 '조국 사태'를 물타기 하기 위해 야당 원내대표를 망신 주려는 저열하고 비열한 수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까지 문 위원장의 증인 채택을 막으려는 이유는 조국 장관 최측근의 부인이라 그런 것"이라며 "중립을 지켜야 할 자리에서 야당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 야당 원내대표를 증인석에 세우자고 한 안민석 문체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문 위원장은 국비 예산을 지원받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공인"이라고 거들었고, 김재원 의원은 "문 위원장 증인 채택을 거부하면서 벌인 온갖 추태는 상상초월"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첫날 한국당의 보이콧에 유감을 표하고, 문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면 나 원내대표도 함께 부르자고 응수했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증인 채택이 되지 않은 상임위가 많지만, 문체위만 유일하게 국감이 파행됐다"며 "야당으로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도를 지나친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신 의원은 "한국당은 민주당의 나 원내대표와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련 문제 제기를 두고 '조국 물타기', '반인륜 행태'라고 장외 여론전을 했지만,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SOK가 무소불위로 어떤 관리·감독도 받지 않은 부분을 감사하겠다는 것이 어떻게 물타기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을 부르기로 하는 대신 SOK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와 고흥길 SOK 현 회장,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를 다 같이 이 자리에 세워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자"고 제안했습니다.
안민석 위원장도 "이대로 증인 없이 갈 수는 없다"며 "여야가 부르고 싶은 증인들을 예외 없이 누구든 다 부르자"고 말했습니다.
여야는 증인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정책질의를 이어갔습니다.
한편 이날 국감 시작에 앞서 민주당 문체위원들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나 원내대표가 회장을 역임한 SOK는 제2의 K스포츠재단이며, 장애인 체육 농단 사건"이라며 나 원내대표 자녀 특혜 의혹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들은 국감 첫날 제기했던 나 원내대표 자녀 특혜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나 원내대표의 딸이 SOK 당연직 이사로 선임된 경위와 SOK 법인화 지원 예산 확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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