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3일) 독립유공자 및 독립유공자 후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오찬에는 생존 애국지사 9명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등 총 160여 명이 초대됐습니다.
미국·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프랑스·호주 등 6개국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참석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의 취지를 두고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초청해 국가가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느끼는 자긍심과 애환 등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가족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함께 불렀다는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는 노래 가사를 낭송하기도 했습니다.
심명철 지사는 1919년 3월 개성에서 호수돈여학교 후배들과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입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자 항일독립운동가단체 연합회 회장으로 오찬에 참석한 재야 원로 함세웅 신부는 '극일항쟁(克日抗爭)'이라는 문구가 담긴 붓글씨를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발굴·포상한 유공자의 유가족도 초청해 독립유공자를 예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오찬에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동포 간담회에서 소개했던 재불 한국민회 2대 회장을 지낸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가 초대된 것은 이 같은 의지의 표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재불 한국민회는 한국인 청년들이 1920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유럽지역 최초의 한인단체로, 홍 선생을 비롯한 한국인 청년들은 시신 안치 등으로 번 돈을 모아 임시정부 파리위원부를 지원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광복절에 홍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합니다.
장자크 씨는 "조국의 발전된 모습에 감동했고 내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뒤 부친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즐겨 불렀다는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이날 오찬 테이블에는 행사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임시정부 요인이 즐기던 특별 메뉴가 올랐습니다.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니며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겼다는 음식으로 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인 '쫑즈'와 임정의 안살림을 책임진 오건해 여사가 대접했다는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 요리인 '홍샤오로우'가 제공됐습니다.
오 여사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신건식 선생과 '부부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생존 애국지사 33명에게 보훈처를 통해 위문품과 함께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애국지사의 삶은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이자 마주하는 오늘이고 마음에 영원히 담을 미래"라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마음에 새기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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