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오늘(17일) 옛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창당한 지 1년 5개월 만에 또다시 '분당열차'에 올라탔습니다.
어제(16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을 주장하는 유성엽 원내대표 등 반(反)당권파가 자강론을 펴는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자 '행동'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반당권파는 의총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곧바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약칭 '대안정치')를 출범해 평화당은 본격 분당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아울러 대안정치 출범을 계기로 분당이 기정사실화 하자 당내에 내연하던 당권파와 반당권파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라 폭발할 조짐 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반당권파는 대안정치를 통해 제3지대 정당 창당을 위한 터 닦기를 하면서, 당내 인사 뿐 아니라 외부 인사들이 추가로 합류하면 창당을 하겠다는 구상 중입니다.
대안정치 결성 참여자로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이상 가나다 순) 의원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의원 2명까지 포함한 전체 평화당 구성원 16명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합니다. 반당권파는 당내에서 2∼3명은 이상은 더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옛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과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을 1차적 합류 대상자로 보고 있습니다.
제3지대와 중도를 강조하면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진영에서도 합류할 인사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당권파는 특히 신선한 인물 영입에 승부를 걸 방침입니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철수 전 의원을 앞세워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해 지난 20대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켰던 것 처럼 '제2의 안철수'를 영입해 바람몰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박지원 의원 등은 대안정치에 외부인사를 데려와 비례대표 추천과 지역 공천권 등을 전격적으로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렇게 제안했지만 아직 대안정치 안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최고위에서 정 대표 등 당권파는 반당권파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정 대표는 "당이 '사분오열'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모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한 원로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 분의 행태는 당에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면서 "원로 정치인은 당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대표가 지목한 '원로 정치인'은 박 의원이라는 해석이 당 내에서 나옵니다.
조배숙 전 대표는 "이미 정 대표가 (제3지대 모색을 위한 당내기구인)대변화추진위원회를 한다고 했는데 대안정치의 목적이 그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검토 없이 새로운 결사체를 만든다는 것은 극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당권파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제3신당 구상을 너무 일찍, 노골적으로 터뜨려 오히려 제3지대 구축이 물건너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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