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혁신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김수민·하태경 의원, 이준석·권은희 등 바른미래당 선출직 최고위원 5인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전권 혁신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뜻을 모았다며 손학규 대표에게 최고위 안건 상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당내 최다선(5선)인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애초 정 의원을 위원장으로 혁신위를 구성하자는 방안은 손 대표의 제안이었다. 유승민계는 손 대표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당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안철수계 의원들이 이를 유승민계에 역제안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전권 혁신위는 손 대표의 퇴진 등 당내 모든 사안과 의제를 제한 없이 다루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른바 '정병국 혁신위' 카드를 놓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장은 공정성과 독립성,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분으로 찾고 있다"며 "혁신위가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손 대표는 "혁신위 구성은 제가 제안했고, 위원장에 대해서도 정병국 의원을 말했었다"며 "그러나 정 의원은 (혁신위원장 제안을) 성실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표는 "혁신위에서 손 대표의 거취 등을 논의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다"며 "손 대표가 퇴진을 전제로 하면 혁신위를 못 받겠다고 했는데 퇴진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도 혁신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 회의에는 전권 혁신위 설치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다. 이에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최고위원들은 혁신위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4일 의원총회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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