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관련 보도에 '시점'을 명시하기 시작하며 분명한 변화를 보였다.
북측 매체들이 최고지도자의 외부 행보 기사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내외적를 아우르는 국가지도자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정상적으로 국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은 김 위원장이 5개월만에 군부대를 시찰한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동지가 4월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중통은 "김정은 동지가 리설주 동지와 함께 4월 16일 신창양어장을 현지지도했다"며 두 보도에 모두 '4월 16일'이라는 날짜를 표기했다. 본지가 기존 북측 매체들의 김 위원장 외부 경제·민생 관련 행보 관련 보도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번처럼 시점이 명시됐던 적은 없었다.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직전 현지지도를 다룬 지난 8일 보도를 봐도 중통은 "김정은 동지가 개업을 앞둔 대성백화점을 현지지도했다"고만 전했다. 따로 날짜를 표기하지는 않은 것이다. 김 위원장과 관련한 북측의 보도 양상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는 지점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 보도에서 시점이 명시된 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같은 변화에 주목했다. 홍 실장은 "보통 정상국가에서는 지도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보도에서 당연히 시각을 명시하는데 북한은 그런 것(시점 표기)가 없거나 불분명했다"며 북측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보도에서 비정상성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확실하게 작정을 하고 국제적인 국정운영 책임자로서의 정상성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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