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3일 정부·여당이 내년도 재정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장하성·김수현·홍장표 등 소득주도성장 3인방 퇴진 없이는 정기국회 예산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끌어 온 청와대 주요 경제라인의 해임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기하면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 이날 당 회의에서 당정협의 결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에 대해 "구멍 난 정책 메우는데 7조원을 썼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밑을 메우는 방법을 찾아야지 물만 들이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으로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폐기하는 길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길임을 시급히 깨닫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문재인정부가 결국 수십조원의 돈을 퍼부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3인방인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수현 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의 퇴진 없이는 수십조원의 돈이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3인방의 퇴진 없이는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예산 논의가 무의미하다는 점을 경고한다"며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다만 "대통령이 경제의 새 프레임을 짜겠다는 용기를 내면 한국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
이종구 한국당 의원은 "경제에 대해 예산 만능주의, 정부 만능주의다"라며 "최저임금을 인상했는데 소득 불평등도 심화된다. 소득주도성장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명재 한국당 의원도 "정권은 유한하지만 경제정책은 무한하다"며 "현실에 맞지 않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기재위 회의에서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에는 부총리가 조금 신중히 용어 선택을 해 책임 얘기가 언론에 더이상 비치지 않고 국민들에 걱정을 주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와 경제상황 악화의 책임을 따져 묻겠다며 청문회를 열자는 의견도 연일 쏟아져 나왔다. 한국당 기재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21일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라인 등을 불러 관련 정책 실패에 대해 설명하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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