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어제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장성급회담에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했으며, 다른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조속히 후속회담을 열어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서해 해상충돌 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 합의사항도 철저히 이행하기로 하는 등 이와 관련한 양측의 원칙적인 입장을 교환했습니다.
남북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됐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문제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수립하는 문제 등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은 우선 군사적 신뢰 구축방안의 하나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올해 들어 서해 군 통신선은 복구됐으나, 동해 군 통신선은 2011년 5월 북한이 통신선을 차단한 이후 복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서해 군 통신선도 현재 음성통화는 가능하지만, 팩스 교환은 불가능해 복원 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군 통신선이 완전히 복원되면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에 따른 군사적 보장대책을 논의하기 수월해집니다.
판문점 JSA의 시범적 비무장화는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를 위한 초기 조치의 하나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권총 등으로 무장한 채 JSA에서 근무하는 남북 장병들이 비무장 상태로 근무를 서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남북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합의된 서해 해상충돌 방지 방안을 이번에 재확인한 것은 서해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남북은 이번 장성급회담에서 군 수뇌부 간 핫라인 설치나 2007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국방장관회담 개최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특히 북측은 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의 이행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했고, 남측은 이에 대해 "상호 신뢰구축 과정에서 풀어갈 문제이며, 한미 간에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육군소장(국방부 대북정책관)은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차기 장성급회담 일자가 잡히지 않은 것과 관련 "6~7월 중 장성급회담 또는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해 한 단계 심화된 결과를 가지고 성과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남북장성급회담은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을 이어가며 오후 8시40분까지 10시간 이상 이어졌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점심도 거른 채 합의점 도출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후 3시쯤 시작된 공동보도문 조율은 5시간 이상 이어질 정도로 진통을 겪었습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은 종결회의 발언에서 "다시는 이렇게 회담하지 맙시다. 참 아쉽게 됐다"며 회담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토의 과정에 쌍방간 일련의 입장 차이도 있었다"면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북남 군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을 세울 문제, 평화수역 설정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긍정적인 방향에서 앞으로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쌍방이 앞으로도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이행을 위해 꾸준히 협력해 나가며 다음 회담에서는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실천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은 브리핑에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우발적 충돌 방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화 등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협의했다"면서 "특히 DMZ 공동유해 발굴 문제는 남북정상회담 논의 사항일 뿐 아니라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한 사안인 점을 고려해 실효적 조치를 취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남측 대표단은 김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었습니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안 중장을 포함해 엄창남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등 5명이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