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이 응원 소품으로 사용한 '남자 가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비롯한 야권은 김일성 주석의 과거 사진과 비교하며 "김일성 사진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통일부와 여권, 대북전문가 등은 "북한 체제 특성상 김일성의 가면을 응원도구로 사용할 일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북한 응원단은 앞서 지난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에서 젊은 남성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응원 소품으로 사용했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 직전 이 가면을 꺼내 들고 얼굴을 가린 채 북측 가요 '휘파람'을 불렀다.
하태경 의원은 이에 대해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을 들어 난처해지니 통일부가 김일성이 아니라고 방어해 준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김일성의 젊은 시절 사진을 함께 첨부하며 "젊은 김일성 사진 보고도 아니라고 할 건가. 헤어스타일까지 똑같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가면에 대해) 정부가 몰랐을 리가 없다"며 "남북단일팀 밀어붙이기로 우리 선수들 기회를 박탈한 것도 모자라 경기장에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누가 협조하고 기획했는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권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측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빈 더불어민주당 디지털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북을 통해 "'김일성 가면'은 가짜뉴스다"라며 "하태경 의원은 김일성 사진이 아니면 의원직을 걸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과 남북관계가 망했으면 하는 바람이 오발탄을 쐈다"고 덧붙였다.
한 민간대북전문가 역시 이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가면의 인물은 김일성의 젊은 시절 얼굴로 보기에는 견강부회의 해석이 강하다"며 "젊은 시절의 김일성과 가면의 인물은 가르마 모양도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애들은 절대로 자기 지도자 사진을 가지고 행사를 했을 때 그걸 부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현장에 있는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김일성 가면)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며 "북한 응원단의 가면은 '미남 가면'으로 휘파람 노래를 부를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