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북한이 75일 만에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과 관련해 "북한 나름의 교묘한 선택을 한 것 같다"며 "비행 거리가 미국 동부에 이를 정도임을 충분히 과시하면서 동시에 방향을 괌·하와이 쪽을 (향)하지 않고, 탄착 지역도 일본 열도를 넘어가지 않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국제사회를 많이 자극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북한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이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그리고) 여러 신호에 응답이 없는 데 대한 반발도 있을 수 있고 능력을 과시해 다른 태도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싶다"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완성을 향해 질주하는 단계에 와있다. 비행 거리나 시간 모든 면에서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발사대와 미사일 간에 교신이 있는데, 이번 것은 교신이 중간에 끊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북한 나름의 성공이라고 꼭 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움직임 사전 감지와 관련해선 "2∼3일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정보를 한미간에 공유하고 준비했기에 발사 후 6분 만에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향후의 대응책에 대해 "미사일 도발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함께 해나갈 것이다. 어쩌면 필요한 만큼의 독자적 제재 검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취하고 있는 제재가 있다. 그중에서 우리가 선택적으로 공조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주로 경제제재나 또 다른 것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독자제재 발표 시기에 관해서는 "상황을 좀 보자. 어떤 조치를 하면 즉각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대응과 관련해서는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군사적 옵션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정도 실행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미국도 있을 것"이라며 "결정적인 행동을 할 때는 한국과 협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왔을 때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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