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등하던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사퇴론이 종적을 감췄다. 청와대 안에서도 진퇴 논의 자체가 사라졌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던 사람들이 입을 닫았다.
지난 주 탁 행정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어진 역할을 못할 때가 물러날 때"라고 자신의 진퇴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내렸고 뒤이어 김경수 의원이 페이스북에 탁 행정관을 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이 사퇴론을 잠재하는 계기가 됐다. 탁 의원의 사퇴를 주장했던 민주당 A의원 보좌관은 18일 "김경수 의원이 탁 행정관의 사퇴를 반대하는 글을 올렸는데 누가 거기에 토를 달겠느냐"고 씁쓸해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탁현민 교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며 "대선 끝나고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여러 사람들이 탁 교수에게 부탁을 했다. 저도 그 중의 한 명"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경호상의 이유'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국민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회한처럼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로 남아 있다"며 "봉하마을에 귀향해서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보여주신 노무현 대통령의 행복한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에도 경험하게 해 드릴 수는 없을까. 어쩌면 국민들이 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런 일을 해내는 데 탁 교수가 가장 적임일 거라고 저는 판단했고,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추천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탁 행정관이 맡은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행사 기획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 이후 탁 행정관의 사퇴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수근거림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공개적인 옹호는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옹호했기 때문에 나중에 탁 행정관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그 부담이 모두 문 대통령에게 갈 수 밖에 없다"며 "김 의원이 글 말미에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했는데 그럼 국민의 판단을 어떤 방식으로 들을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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