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북한 억류자 송환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제2의 오토 웜비어'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한국 국적자 6명 외에 한국계 미국인과 캐나다인 등 총 10명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 약 3년 8개월 가량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10월 밀입북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4년 10월과 12월에 각각 억류된 김국기 목사와 최춘길 선교사도 국가전복 음모죄와 간첩죄 등으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또 지난해 7월 억류 사실이 공개된 고현철 씨 등 나머지 3명은 탈북민 출신으로 정확한 억류 시기 및 이유에 대해 북한이 명확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억류된 외국인들은 선교활동 또는 대북 지원활동을 벌인 한국계 출신 목사와 교수들이다. 미국 국적을 가진 김동철 목사는 국가전복·간첩 협의동으로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지난 4월과 5월 각각 억류된 김상덕·김학송 교수는 아직까지 억류 이유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임현수 목사는 지난 2015년 1월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히 임 목사는 지난해 8월부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억류된 우리 국민에 대한 영사 접견마저 거부하면서 이들에 대한 건강상태 등 관련정보를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은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억류한 외국인에 대한 영사 접견을 선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임 목사가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와 면담하고, 가족과 전화통화도 했다.
반면 우리는 북한에 공관을 둔 유럽 국가들을 통해 억류자의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중이지만 북측이 일절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한은 서로를 국가로 보지 않기 때문에 외국 공관을 통한 영사 접견 요구를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간 회담시 북한 억류자 송환을 의제로 제기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한 서신전달 등 국제기구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이 복원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억류된 우리 국민의 안위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대북 민간단체의 대북접촉 신청을 4건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승인할 민간단체의 대북접촉 승인 4건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들어 모두 31건"이라면서 "승인을 기다리는 대북접촉 신청 건수가 20여 건 더 있다"고 덧붙였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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