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둘러싸고 15일에도 여야 간 평행선 공방이 이어지며 정국 긴장도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가 임명 강행 의사를 피력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을 향해 '퇴행적 정치행태', '전형적 구태정치'라고 비판하자 야권은 "여권이 오만과 독선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맞받아치며 퇴로 없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야권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강 후보자마저 임명을 강행한다면 선전포고를 의미한다며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후속 인사청문회 등에 협조할 수 없다며 연계 가능성 엄포까지 놓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회 무용론으로 대표되는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이날 오후 예정된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회) 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국민도 지지가 훨씬 높다", "저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야권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강 후보자에 대해 "당차고 멋있는 여성이다.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외교관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칭송받는 인물"이라며 임명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주무장관 없이 대통령 혼자 한미정상회담 가야 하나", "국민이 자격이 충분하다고 인정하는데 야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야당을 압박하며 임명 수순에 들어간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런 강경한 태도에는 인사청문회나 추경, 정부조직법 등 정국 현안에서 양보할 만한 여지가 별로 없는 상황인 만큼 집권 초기 높은 지지율을 토대로 여론전을 통해 야당을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야권은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공조해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입장은 야3당에 대한 사실상 선전포고로 본다"며 "강경화 밀어붙이기가 현실화된다면 보다 강경한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당은 강 후보자 임명이 강행될 경우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처리 문제와 추경, 정부조직법 등 각종 국회 현안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한 라디오에 나와 "여론이 어떻다고만 얘기한다면 여론만 갖고 대통령 혼자서 국정을 수행하면 된다. 뭣 때문에 국회를 두나"라며 "인사청문 제도가 무슨 필요가 있나. 제도 자체를 폐기하라"고 성토했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회의에서 "대통령은 국회를 향한 도발적 언어보다는 죄송하다, 송구하다고 해야 했다"며 "문 대통령이 청문회는 참고자료가 된다고 하는 것은 국회모독이자 삼권분립을 위배한 것이다. 언제부터 국회가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수석의 하부기구가 됐나 참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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