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후보들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외교·안보·대북정책과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 문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이날 토론은 지난 19일에 이어 스탠딩으로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정책보다는 감정싸움이 주를 이뤘다. 과거만 이야기하다 끝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타개할 대책에 대한 공통 질문에 문 후보는 "정권교체가 되면 다자외교를 주도하면서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평화와 경제협력·공동번영의 관계로 대전환해 낼 복안이 있다"며 "이제 안보팔이 장사 색깔론을 끝내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진짜 안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역할 하되 국제공조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시기와 조건의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장 먼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중국 정부를 설득해 대북제재 동참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가 되는 형국의 좌파 대통령 탄생은 나라 살 길을 어렵게 한다"며 "전술핵을 들여와 남북 핵균형을 이뤄 북핵도발을 억제하고, 해병특전사를 창설해 힘의 우위를 통한 무장평화정책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유 후보는 "북한 핵·미사일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지도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드를 배치하고 중국을 동원해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 우선 중국과 북한을 앞으로 어떻게 상대할지 미국과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당면목표인 북핵동결은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동결해 미래 핵을 제거하고 남북 긴장완화 조치로 과거 핵을 제거하는 2단계 비핵화 전략"이라며 "미국·중국 등 주변국 사이에서 촉진자·중재자로 비핵화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조치와 관련, 문 후보는 "책임 총리·장관제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 견제기능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며 "검찰 수사·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를 설립하고,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을 개편해 국내 정보 파트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모든 권력기관은 분권과 견제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며 "개헌으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금지해야 한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청와대는 장·차관만 인사하고, 검경 상호 감시 체제를 위해 동등한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국정원의 대북기능은 물론 종북 세력 색출을 위해 국내 보안수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후보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없애고 비서관 체제로 장관들과 일하겠다. 국회의원도 200명으로 줄이고 기초단체장·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며 "공수처를 만들고 국정원 국내 정보 수집을 허용하되 간첩·테러에 국한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매주 대통령 생중계 브리핑을 하고,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고 청와대와 정부기관의 정보공개를 투명하게 하겠다"며 "공수처를 신설하고 검사장 직선제로 정치검찰을 개혁하겠다. 국정원을 해외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들 간 물고 물리는 공격도 치열했다. 특히 문 후보를 둘러싼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대북사전 문의 논란'과 홍 후보 자서전에 나온 '돼지 발정제 논란', 안 후보의 '주적' 발언 등에 대한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안·유·심 후보는 당장 자서전 내용을 문제 삼아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와의 논쟁 과정에서 "다 사퇴하라고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친구가 한 것을 못 막아 죄송스럽다.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대북 사전문의 논란을 거론하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북한에 사전에 물어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실을 밝혀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11월 16일 기권으로 결론 내렸고 18일 회의에서 재확인됐다고 당시 회의에 배석했던 비서관이 경위를 밝혔다"며 "구태의연한 색깔론에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심 후보는 "안 후보가 시대착오적인 주적논란에 편승할 줄은 몰랐다. 새 정치의 결론이 색깔론이냐"고 했고, 안 후보는 "그것이야말로 역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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