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에서 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담대한 민족의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럴 때 야당은 통일 기회가 와도 못하고 보수정당만이 감당할 수 있다"
27일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통일'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출마한 그는 일찌감치 한반도 통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오며 대선을 준비해왔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탄핵정국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통일만이 침체된 경제와 위기에 빠진 안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전 의원은 야권의 대북관으로는 통일을 이뤄낼 수 없다는 강한 확신을 거침없이 설명해 내려갔다.
그는 일부 야권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 정신 나간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강력 비난했다. 이어 "핵 도발을 가속화하는 북한 체제에 현금을 줄 수 없어 (개성공단의) 문을 닫았다. 야당 주자들이 북한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전 의원은 일부 보수 진영내에서 거론되는 핵무장에 대해서는 "매우 성급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체 핵무장은 북한 핵을 기정사실화 시켜주는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분단의 장기화를 의미한다"면서 "지금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핵을 없애는 것이 지상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면 '이스라엘' 식으로 비공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핵무장은 귀신도 모르게 해야지, 이 좁은 한반도 어디에서 핵실험을 하나. (핵무장은) 포퓰리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노동·규제·금융 등 3대 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유연하면서도 공정한 노동시장, 난마처럼 얽힌 규제혁파, 전근대적인 금융분야 개혁을 통해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재벌개혁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재벌 적대감을 부추기며 표를 얻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무리한 세습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하고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중소·벤처기업을 약탈하지 못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헌철 기자 / 안병준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