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남경필, 보수진영 단일화 놓고 평행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보수진영에선 찬성파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반대파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보수진영 대선 후보의 지지율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유 의원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후보 단일화 카드를 던졌지만 남 지사는 이를 "비겁한 패배의 지름길"로 규정 지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 지사는 5일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대선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칙없는 단일화는 어두운 동굴 속의 좁은 곳으로 점점 들어가는 일"이라며 "6일 오전 바른정당 회의에서 (보수후보) 단일화를 그만두자고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물론 국민의당과의 연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남 지사는 "우리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을 놓고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였는데 이 둘이 합친다면 원칙이 없는 것이다"며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없는 전략이다"며 거듭 보수 단일화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 지사는 평소 소신대로 여야를 아우르는 대연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현재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소수 대통령이 될 것이고 그럴 경우 극심한 대결 구도가 이어져 무능한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연정을 안하고서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구체적으로 "큰 의미에서 대연정을 가되, 과거 정치 하겠다는 패권세력은 제외해야 한다"며 "젊고 개혁적이며 권력을 공유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경쟁하고 협력하길 국민들이 바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를 뛰어넘는 연정을 추진하면서 양극단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일부 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남 지사는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면 대선 후보간 지지율이 요동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 지사는 "문재인 대세론은 무너질 대세론이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패권 정치, 분열 정치가 문을 닫게 되면 문 후보 역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 지사는 "남은 패권을 깨고 과거를 청산하는 프레임에서 미래 정치를 만들어가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때가 가장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