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야권의 국회 출석요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신분이 ‘국무총리’라는 점을 언급하며 오는 20∼21일 대정부질문에 반드시 출석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황 권한대행 측이 출석을 거부하면 이를 두고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을 공산이 높다.
18일 더불어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은 “견제받지 않은 권력의 비극이 어떤지 눈으로 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황 권한대행은 국무총리로서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현안질문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미명 하에 박근혜 2기 집권연장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대정부질문 불참, 과도한 대통령급 의전, 공공기관장 인사 강행까지 민생은 뒷전이고, 막무가내 행보로 국민 분노만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면서 “사드, 위안부합의 등 의 등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각종 정책현안에 대해 국회와 함께 국민적 공통분모를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새누리당·민주당·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이달 20∼21일 대정부질문에 황 권한대행을 출석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신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 나갔다. 기 원내대변인은 “우리 헌법에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직책은 없다. 대통령 권한을 잠시 대행하는 국무총리가 있을 뿐”이라며 “탄핵소추안이 의결 되더라도 황 권한대행은 여전히 국무총리일 뿐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때문에 헌법상 국무총리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62조는 2항은 “국회나 그 위원회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무총리,국무의원 또는 정부위원은 출석, 답변해야 한다”로 규정돼 있는데, 여기에 권한대행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야당 측은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기 때문에 출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황 권한대행 측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우상호 민주당,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찾아 회 대정부질문에 황 권한대행이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두 원내대표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야권의 태도가 강경해 만약 황 권한대행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국은 극한 대치국면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