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탈당하자 새누리당 내부의 시선은 한때 ‘K-Y 라인’이라 불렸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쏠렸다.
두 사람은 한때 친박계 핵심이었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결별 후 비박계의 중심 축이 됐다. 이들은 소수지만 당내에 제각기 ‘계파 의원’을 갖고 있어 두 사람이 앞장 서 움직이면 당장 교섭단체 정당 구성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각각 2008년과 올해 초 공천 탈락 후 탈당했다가 되돌아온 경력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신중한 반응 속에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먼저 김 전 대표는 “(남 지사 등이)좌절감을 갖고 탈당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자신의 탈당 여부에 대해선 “그건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탈당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유보’라는 뉘앙스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김무성계가 제2의 보수정당 창당에 깃발을 꽂자고 건의하는 몇몇 측근 제안에 상당히 흔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로선 친박계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내부 변화를 끝까지 시도하는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전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은)탄핵받는 것이 마땅하다. 나부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면 당내 중도파의 찬성을 이끌어내는 데 자신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유 전 대표는 이날 “저는 당에 남아서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부 친박계가 유 전 대표를 추켜세우며 비대위원장으로 거론한 점에 대해 “소위 친박들하고 뒤로든, 전화통화든, 만남이든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다”며 “좋게 말하면 오해고, 나쁘게 말하면 음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재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서도 “계파를 구분하지 말고 나라와 당을 위해 행동을 통일하자”고 강조했다. 역시 박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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