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성난 민심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던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8일 박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당 사무처 비상총회에서 현 지도부의 사퇴와 비상시국회의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를 했으며, 당의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한없이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날 당직자들이 13년 만에 비상총회를 열고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면서 그동안 거취를 놓고 고민하던 박 사무총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박 사무총장은 “당이 하나가 돼 하루빨리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고 제자리를 찾아 당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당의 정상화를 당부했다.
박 사무총장의 퇴진으로 이 대표 등 친박 지도부에 쏟아지는 사퇴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단 이 대표가 제안한 내년 1월 21일 전당대회 실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당 사무처 협의회와 긴급 간담회를 연데 이어 이장우 최연혜 박맹우 김성원 의원 등 친박 지도부와 회동하고 사무총장 후임 인선 등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긴급 간담회서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그때까지 당을 안정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면서 “사무처에서도 동요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무처 협의회 측은 “3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하루가 시급하다. 용단을 내려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비롯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개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개헌론을 다시 띄웠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순실 사태를 통해 단 하나의 좋은 점을 취할 때다. 지금이 개헌의 최적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대학 은사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언론인터뷰를 언급하며 “최 교수는 이번 국정마비 상황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단계 성숙시킬 좋은 기회라고 했다”며 “저는 그 말을 곱씹으며 개헌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대책없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야당을 이끄는 두 정치지도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리고 60일 내에 대선을 치르자고 하고 이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면서 “두 분 중 한 명이 60일만에 벼락치기로 대통령이 되면 대의민주주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겠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또 “두 분이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나”라면서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해진 거액 불법자금으로 노 전 대통령이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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