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과 대권주자들이 지난 주말 20만명(주최측 추산) 시민이 운집한 촛불집회를 계기로 강성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등 조건을 내걸고 속도조절하며 청와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지만, 야권의 강경파 의원들과 대선주자들은 대통령 퇴진목소리를 가감없이 외부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야 3당 대표는 오는 9일 만나 최순실 게이트 공조방안과 영수회담에 대한 입장을 함께 정리한다.
채이배 의원 등 국민의당 9명의 초선 의원들은 7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공개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더 큰 안보위기, 외교위기에 빠지도록 놔둘 수는 없다”며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 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 47명이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주장한 상황에서 야권 의원들의 집단적인 퇴진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거쳐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면담요구를 거절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은 이미 국민에게 불신임을 받았다”며 “이제는 국민이 배신한 대통령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민심에 반하는 폭주개각을 철회하고 국회에서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해서 정국을 수습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재차 압박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는 12일 오후에 전국당원보고대회를 개최해서 당의 의지를 결집하고 민심의 3차 촛불에 호응해나갈 것”이라며 장외투쟁을 분명히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대통령 하야 촉구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헌정유린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차원의 긴급 현안질의 요구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의 비밀사설정부운영은 중대한 헌법유린행위이자 대한민국 사유화”라며 “국회에 국무위원을 출석시켜 전모를 파악하고 시국수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현안질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일부 야권 대선주자들은 더욱 거친 발언으로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 ‘국민의 힘’을 보았다”면서 “야당은 빠른 시간 안에 국민들의 대통령 하야요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요청했다. 그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야당, 정치지도자, 시민사회 대표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에는 박근혜탄핵 촛불집회를 태극기로 가득 채웁시다”라며 이번 주말 집회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이재명 시장은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대권주자 가운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이은 4위로 올라섰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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