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4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8∼10개월 안에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사드를 운용하기 시작한다는 방침을 공개한 것이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육군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에 오는 사드 포대는 괌 포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시한을 내년 말 이전으로 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드 배치가 예상외로 일찍 이뤄질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19일(미국 현지시간)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사드를 가능한 한 빨리 한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브룩스 사령관은 또 “미군은 한국에 전개하는 아파치 헬기 숫자를 2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한국군도 아파치 헬기를 확보하고 있는데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는 한국군이 보유하게 될 아파치 헬기와 같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에는 아파치 헬기를 운용하는 1개 대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은 이를 2개 대대로 증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론에 관한 질문에는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전술핵 재배치는 그 의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이순진 의장과 괌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둘러보며 군사적으로 한국에 핵무기가 불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하는 방안에 관한 질문에는 “한미 양국 정부 차원에서 주요 전략자산(무기)의 상시 순환배치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되면 추가적인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 중국계 기자가 “한국이 게이트로 혼란스러운데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서울에 상당한 정치적 상황 변화가 있지만 한미동맹은 지난 60여년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적어도 지금까지는 서울에서 국가안보팀의 변화라든가, 사드 배치 일정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중요 우선순위에 있어 어떠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사드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용”이라며 “정치적 볼모도 아니고, 다른 나라 특히 중국에 어떤 (위협) 신호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