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제 친박으로 분류하지 말아달라. 새로 뽑힌 지도부의 소임은 ‘당·정·청은 한 몸’이라는 정신으로 국정과제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3만4971표(16.6%)로 ‘깜짝 2위’에 올라 최고위원이라는 직함을 거머쥔 이장우 의원은 ‘강성 친박’이라는 호칭에 대해 은근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19대 초선 의원 시절 원내대변인, 당 대변인을 거치면서 야당에 대한 ‘날선 논평’, 비박계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알려져 있는 이미지를 차츰 벗어낼 것이라는 의지에서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 한 이 최고위원은 “민심이 반영된 전당대회가 끝난 마당에 다시 계파를 꺼내들며 편 가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며 “국민들께 친박 대 비박의 모습을 보여드릴 필요가 없다. 내 이름 수식어 앞에 친박 부터 빼달라”라며 당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박계의 불만도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계파를 떠나 인사를 하고, 아직 계파 의식 당내 깊이 박혀 있다면 의도적인 안배를 해서라도 ‘인사 탕평’을 해 서로 도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민생 챙기는 데 일부만 나서서는 안될 것”리라고 구상을 밝혔다.
현재 이슈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당내 분위기에 대해 그는 “정부와 관련된 현안은 여당과 정권의 공동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당·정·청이 긴밀히 협의하는데, 당도 적극적인 건의하는 것으로 의욕을 보여야 하지만, 여당 지도부가 SNS에 개인적인 생각을 올리는 건 썩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우병우 사퇴론이 당내에 커지고 있다며 ‘거취 문제 고민’을 촉구한 정진석 원내대표를 완곡하게 비판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은 본인의 최고위 내에서의 역할로 “‘무수저’도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새누리당은 ‘있는 집안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으로 인식됐다”며 “농사꾼이었던 아버지 밑에 대전 유학시절에서 단칸방에 살던 나같은 사람도 세상을 보다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 치열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대변인 생활을 오래했던 그에게 ‘이정현 대표 체제에서의 최고위원회의’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19대 국회까지 최고위원회는 각 최고위원들이 모두발언을 하며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 대표는 이를 폐지하고 ‘곧바로 비공개회의’체제를 도입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를 포함한 몇몇 최고위원들이 시작부터 비공개인 회의를 대표에게 건의했다”라며 “모두발언 시간에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최고위원들이 논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봉숭아 학당’으로 불리기도 하지 않았느냐”라고 설명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세게 불고 있는 ‘충청대망론’이 근거 있는 돌풍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는 영·호남에 충청이 비중있게 자리잡는 영·충·호 시대”라며 “인구면으로 보나 국가 내에서의 영향력으로 보나 충청의 열망이 사뭇 커진 상황에서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특정인을 벌써부터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김종필·이완구 전 총리에 이어 현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정우택 의원 등 인물이 많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대선 경선 방식에 대해선 이 대표와 같은 생각임을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치열한 검증이 기반이된 당내 경선에 찬성한다”라며 “이를 통해 후보자의 안보관·교육관·가치관 등을 확인해야 할 것. (이 대표가 제안한)슈퍼스타K방식의 경선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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