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를 위해 중재에 나섰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우리 당은 추경 심사 전체를 여러 현안과 연계해 일괄타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지 않겠다”며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만 먼저 실시하면 추경 심사는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은 누리과정 대책 마련,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등 8개 요구사항을 추경 심사와 연계하겠다고 밝혀 이달 내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제3당으로서 20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김 수석부대표는 “구조조정 대책 차원에서 마련한 추경안이니 조선·해운 산업의 부실 원인과 자본 증액 타당성 만큼은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며 “야 3당의 8개 요구사항과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는 추경안 본회의 의결 전까지 여야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를 추경 처리를 위한 최종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또 “정무위원회는 22~23일쯤 구조조정 청문회를 열기로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한 상태”라며 “기재위도 비슷한 시기에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굳이 청문회 명칭을 ‘서별관회의 청문회’라고 할 생각도 없다”며 새누리당에 손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이번주 협상에 나설 여야 원내대표들이 추경 심사일정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지난 5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구조조정 청문회와 추경 심사 병행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여야가 구조조정 청문회 실시에 합의할 경우, 추경안은 기재위·정무위 청문회 후 이르면 24일께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이날도 야3당이 제시한 8개 요구사항을 여당이 수용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세한 입장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현안에 대한 조율 없이 무조건 추경을 처리하자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다 연동시키고 다 연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지난 3일 야3당 합의사항에 대해 “추경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여야가 구조조정 청문회와 추경 일정을 합의한다고 해도 당초 합의시한인 12일에 처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인다.
새누리당은 5·18 특별법 개정, 검찰개혁 등 추경과 무관한 현안을 들고 나온 야권에 대해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 노동개혁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정부·여당 추진 정책을 야권이 받아들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에 여야의 모든 쟁점 사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고 했고, 결국 추경 심사는 뒷전으로 밀렸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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