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전당대회 출마자들은 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충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충청 표심잡기에 나섰다. 특히 당 대표 후보인 비박계 정병국, 주호영 의원이 ‘2차 단일화’에 전격적으로 합의한 것을 놓고 친박계 후보 3명은 이를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가나다 순) 등 당대표 후보들은 경선 막판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와 3명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이날 충청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영남권), 지난 2일 전북 전주(호남권)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합동연설회에는 오전부터 수십대의 버스를 통해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몰려들며 시작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아르바이트 불법 동원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며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감에도 불구하고 각 후보 지지자들은 여전히 행사장 주변 곳곳에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붙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파라솔을 줄줄이 펼치거나 간이 확성기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위원회 회의에서 “지역별 합동연설중 선관위 지침 벗어난 무리한 동원 등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며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자인 동시에 한가족임을 명심하고 끝까지 클린선거에 협조하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전대를 나흘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된 ‘비박계 2차 단일화’는 당 대표 경선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어느 한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나오지 않자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지만, 세력 규합이라는 면을 강조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단일화이기 때문이다. 친박계로서는 지난달 29일 정병국·김용태 후보의 단일화가 큰 반향을 불어일으키지 않았다고 보고 2차 단일화 역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비박계는 전당대회 직전 이뤄진 단일화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정병국)과 영남권(주호영) 후보의 단일화인만큼 전국적인 지지세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계파의 막후실세 역할을 하는 거물급 중진의 행보도 8·9 전당대회를 향하고 있다.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민생투어를 하고 있지만, 매일 전당대회와 관련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비박계 단일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비박계 2차 단일화’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서는 친박계 후보들은 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기세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는 이장우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표가) 낡은 구태정치의 표본인 ‘대권주자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러한 선거개입은 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윤리위원회에 회부에 징계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유기준 의원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원칙없는 단일화와 당권 장악을 위한 단일화는 우리가 청산해야할 구태 정치로 또다시 계파간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후보자들은 자신의 정치철학과 역략을 보이는데 만전을 기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 전 대표가 비박계 경선 구도를 조율하듯 친박계에선 유럽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의 역할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사실상 전당대회 불개입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최 의원이 김 전 대표처럼 전면에 나설수는 없으나 일정 부분의 역할을 할 것이란게 일반적인 예측이기 때문이다. 다만 친박계인 이주영, 이정현 후보가 여론조사 등에서 1,2위를 다투며 치열하게 맞붙는 중인데다 본인들의 완주의사가 강해 친박계 단일화는 전당대회 당일까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비박계 단일화로 친박계 단일화를 통한 1대1 대결 구도로 전대가 치러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며 “이제 수도권 유세와 전당대회만 남은 만큼 후보들이 전력질주를 통해 당원과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추동훈 기자 / 천안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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