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빨치산 2세대의 대표주자인 최룡해(65) 노동당 비서는 함경도 지역의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최 비서는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이 확실시된다”며 “이달 초부터 함경도 소재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최 비서는 과거 혁명화 교육을 받았던 북한의 다른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협동농장에서 매일 농장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아비판서도 쓰고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함경도 소재 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촌이나 탄광에서의 혁명화 교육 자체도 고위 간부에 대한 처벌 수위 중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이보다 낮은 단계의 처벌로는 집에서 자아비판서를 쓰거나 당 간부 대상 교육기관인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이 있다.
최 비서는 2004년에도 비리 혐의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교육을 받은 뒤 복귀했고, 1998년에도 역시 비리 혐의로 강등됐던 경험이 있다.
김정은 체제의 핵심 실세로 꼽히던 최룡해가 이번에 처벌을 받은 것은 업무소홀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책에 대한 이견 표출 때문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최 비서가 지난달 완공된 백두산발전소에서 발생한 누수 사고에 책임을 지고 협동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최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청년 중시 정책을 놓고 견해차를 보였으며, 이 역시 징계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했다.
대북 소식통은 “최룡해는 2013년에 숙청된 장성택과는 죄질이 달라 혁명화 교육 이후 복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 비서가 백두산발전소 사고보다 ‘불경죄’로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복권되지 않을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두 가지 문책 사유 중 김정은의 청년 중시 정책에 대해 최룡해가 이견을 보인 것이 백두산발전소 사고에 대한 책임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심 간부가 김정은의 입장을 무시하고 자신의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불경죄’로 해임되는 운명에 처하는 것이 바로 북한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백두산발전소 사고에 대한 책임은 최룡해 해임의 부수적인 이유로 보아야 할 것”이라며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로 많은 주민이 죽었지만,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해임되거나 혁명화 교육을 받지는 않았고 계급 강등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면 곧 복권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불경죄로 처벌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복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복권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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