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동시다발 교전 대비…北잠수함 탐지 확대

군 당국은 남북 고위급 접촉과 무관하게 북한의 '성동격서식' 전방위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수중 탐지·감시전력과 최전방 포병전력을 대거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전체 잠수함 전력(77척) 중 70%인 50여 척을 동·서해 잠수함 기지에서 이탈시켜 위치가 식별되지 않은 수중으로 기동시키고 있고, 최전방에 전개한 포병전력 중 고위급 접촉 이전보다 2배 이상을 사격 대기 상태로 전환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23일 "북한군은 남북간 고위급 접촉 중에도 최전방 부대에 증강 배치한 화기를 발사 대기 상태로 유지하고 병력도 완전군장을 꾸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전방에 전개된 북한군 포병전력 중 사격준비 태세로 전환한 전력은 고위급 접촉 이전보다 2배 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군은 우리 군이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즉각 타격할 태세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군은 지난 20일 포격도발 때 사용한 76.2㎜ 평곡사포(직사화기)를 전진 배치하고 포병부대도 갱도에서 나와 사격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북한 포병전력이 대거 사격준비 태세로 전환함에 따라 우리 군도 최전방 지역에 130~131㎜ '구룡' 다연장로켓 등 화력장비를 긴급 보강했습니다. 사거리 23~36㎞의 구룡은 36발의 로켓탄을 장착해 단발, 연발 사격할 수 있는 포병전력입니다.

군은 또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동·서해상을 초계하는 우리 함정을 타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잠헬기 링스를 탑재한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 P-3C를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와 관련, 지난 22일 오전부터 동·소해 잠수함 기지에 있는 각종 잠수함(정) 50여 척을 동·서해 바닷속으로 전개했고, 이는 전체 잠수함 전력의 70%로 단일 출항 규모로는 6·25전쟁 이후 최대 수준 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이런 동향이 남북 고위급당국자 접촉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 위한 전략적 압박 또는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도발을 위한 사전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도 최전방 11개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했으며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지난 4일 발생한 북한군의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인 만큼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는 한 방송을 계속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군은 11곳에서 운용 중인 고정식 확성기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동식 확성기도 필요에 따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21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도발을 걸어올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신속·정확·충분'의 원칙으로 보복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하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샅샅이 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우리 공군이 전날 F-15K 전투기 4대로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할 때 F-16 전투기 4대를 함께 띄워 대북 연합방위태세를 과시한 미군이 이보다 훨씬 위협적인 전략자산을 투입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작년 2월 미군이 정기 훈련차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서해 직도 상공에 출격시키자 북한은 극도의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습니다.

군은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자주포, 아파치 헬기, A-10 폭격기 등 주한미군의 최신예 무기가 투입되는 한미 양국 군의 '통합화력 격멸훈련'도 이번 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