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천안함·연평도 도발의 총책임자로 알려진 김격식(77) 북한군 대장이 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11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4면에 “노당당 중앙위원회 위원이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육군대장 김격식 동지가 암성중독에 의한 급성 호흡부전으로 2015년 5월10일 77살을 일기로 서거했다”며 그의 부고를 전했다.
함경남도 정평군에서 태어나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김격식은 군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을 역임하는 등 군부 최고위직을 두루 맡았던 군부 원로다. 정부와 정보당국은 지난 2009년 총참모장직에서 해임돼 서남전선(우리 측 서북지역)을 관할하는 4군단장에 임명돼 2010년 김영철 현 정찰총국장과 함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앞서 1983년에는 당시 버마(현 미얀마)를 방문중이던 전두환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아웅산 테러’ 사건도 직접 지휘해 우리 정부 관계자·국회의원·취재진 등 17명을 희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천안함 사태 이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아웅산 테러를 당했을 때 김격식 대장이란 사람이 총책임자였다, 김격식이 지난 해 2월 북한 4군단장으로 왔다”고 말했다.
김격식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첫 해였던 2012년 11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됐고 6개월만인 2013년 5월에는 군 총참모장에 재기용됐다. 그러나 다시 3개월만에 해임되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지난 해에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됐으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북한이 군 총참모장을 2회나 역임하는 등 군부 요직을 두루 섭렵한 김격식의 사망 소식을 노동신문 4면 사이드 기사로 처리하고 별도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 2013년 김일성 주석의 최측근인 김책의 아들인 김국태 국가 검열위원장이 사망했을 때에는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과 맞물리며 노동당·국가, 최고인민회의 공동 명의의 부고를 내고 국장(國葬)을 치렀다. 북한은 당시 대규모 장의위원회를 꾸리고 김국태의 ‘대를 이은 충성’을 찬양했다. 당시 김 제1비서도 김국태의 빈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갖췄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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